KoreanFoodie's Study
[MiniEssay] 친구에 대하여 본문
"졸렬한 놈이랑은 친구하면 안되냐?"
P는 그렇게 말했다.
친구관계에 대한 나의 끊없는 고찰이 시작된 순간이었다.
세 얼간이 같았던 친구들
라이벌 관계였던 그 친구
점점 멀어졌던 그 친구
열등감을 폭발시켰던 그 친구
쓰레기처럼 행동했지만 끝까지 친구로 남아준 그 친구들
일 년에 한 두 번 연락하게 된, 친한 대학교 친구들
친구란 무엇일까.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. 어떤 관계를 친하다고 정의내려야 하는 걸까. 가까워지고 또 멀어졌던 친구들은 다들 제각각의 색깔을 띠고 있었다.
나에게 친구란.
서로에게 책임과 의무가 없는 관계.
친구이기 때문에 무언가 해야하고, 이렇게 해줘야 한다는 규칙이 없는 상대.
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편하고 나다워질 수 있는 상대.
인생이라는 짐을 같이 짊어들지는 않더라도 옆에서 비슷한 짐을 드는 것을 보며 별 것 아닌 위안을 받는 상대.
동병상련을 느끼며 힘든 와중 잠깐 웃을 수 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 상대.
서로를 이해하고 있지만 희생할 필요는 없는 상대.
때론 손을 내밀어줄 순 있지만 손을 내밀어주는게 당연하지 않은 관계.
고맙다, 친구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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